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그렇게, 마음을 놓고 가게 하세요. 나지막한 언덕에서 힘이 들어 걸음을 멈추면 걸음을 멈추는 대로 쉬었다 가게 하세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랑의 길에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와 파랗게 멍든 가슴에 그 얼굴 아롱지고, 그리운 그 모습 담으려 하면 하얀 서러움만 남기고, 또다시 파도에 밀려가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는, 그 얼굴을 오늘도 가슴에 담으려 합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끝이 없는 사랑의 길에서, 사랑이 찾아오면 사랑이 찾아오는 대로 그리움이 밀려오면 그리움이 밀려오는 대로 바람과 같은 마음을 가슴에 담아 당신을 생각합니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또 가고 활짝 핀 꽃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고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 몸으로 울 때 보고파서, 보고파서 눈을 감으면 저 멀리서 가까이 다가오는 그 모습에, 하늘에 떠가는 구름 마냥 그냥 그렇게 마음을 놓고 살다 바람처럼 가야지 하면서도 그리운 그 모습을 자꾸만 생각합니다.
아득한 벼랑 끝 바위에 단단하게 뿌리 내려 모진 비바람에도 푸르름을 더해 가는 소나무처럼 오늘도 당신을 생각하며 가슴에 당신을 담아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랑의 길에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와 하얀 서러움이 일렁이는 그 길에서, 오늘도 당신을 생각하며 가슴에 담아요. /좋은 글 중에서-